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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림자 속 캐나다 연방선거: 밴쿠버 비극 속 치열한 투표

by 단풍길 나그네 2025. 4. 29.

트럼프 그림자 속 캐나다 연방선거: 밴쿠버 비극 속 치열한 투표

2025년 4월 28일, 캐나다 국민들은 제45대 연방의회 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투표소로 향했습니다. 36일간의 치열한 선거 운동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무역 전쟁과 캐나다 주권에 대한 위협으로 정의되었으며, 자유당 대표 마크 카니(Mark Carney)와 보수당 대표 피에르 푸알리에브르(Pierre Poilievre) 간의 접전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선거일 전날, 밴쿠버의 라푸라푸 데이 필리핀 축제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사고로 11명이 사망하고 20명 이상이 부상당하며, 캠페인은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트럼프와 무역 전쟁의 그림자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 부과와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삼겠다는 반복적인 발언은 이번 선거의 핵심 이슈로 부상했습니다. 불과 몇 달 전, 푸알리에브르의 보수당은 저스틴 트뤼도(Justin Trudeau) 전 총리의 낮은 지지율을 활용해 과반 정부 구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트뤼도의 1월 사임과 트럼프의 공격적인 무역 정책은 정치 지형을 뒤바꿨습니다. CBC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당은 온타리오, 퀘벡, 브리티시컬럼비아, 대서양 지역에서 우위를 점하며 다수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크 카니는 중앙은행 총재로서의 경험을 강조하며, 트럼프의 경제적 위협에 맞서 캐나다를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임을 역설했습니다. “트럼프는 우리를 무너뜨려 소유하려 한다.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그는 캐나다 주권과 단결을 강조했습니다. 반면, 푸알리에브르는 “변화”를 내세우며, 자유당의 지난 10년을 “범죄, 혼란, 마약, 무질서”로 규정하고, 주거 위기와 생활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밴쿠버 비극과 선거의 어두운 마무리

선거 운동 마지막 날, 밴쿠버 선셋 지역에서 열린 라푸라푸 데이 축제에서 30세 남성 카이-지 아담 로(Kai-Ji Adam Lo)가 SUV를 군중 속으로 돌진해 11명을 사망하게 하고 수십 명을 다치게 했습니다. 이 사건은 “도시 역사상 가장 암울한 날”로 기록되었으며, 주요 정당 지도자들은 캠페인 일정을 취소하거나 조정하며 피해자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했습니다. 카니는 새스커툰과 에드먼턴 등 경쟁 지역을 방문하며 조심스럽게 캠페인을 이어갔고, 푸알리에브르는 토론토와 오타와 칼턴 지역구에서 마지막 유세를 펼쳤습니다.


정당별 전략과 전망

  • 자유당 (마크 카니): 정치 신인인 카니는 2008년 금융위기와 브렉시트 시기 중앙은행 총재로서의 경험을 내세웠습니다. 트럼프와의 협상 능력을 강조하며, 특히 온타리오와 퀘벡에서 강세를 보였습니다. 그의 프랑스어 실력은 약점으로 꼽혔으나, 프랑스어 토론과 인터뷰에서 무난히 대처하며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 보수당 (피에르 푸알리에브르): 20년 경력의 정치인 푸알리에브르는 트뤼도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며 “캐나다를 고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이슈로 인해 주거와 경제 문제 중심의 메시지가 묻히며 지지율이 하락했습니다. 그는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하며 막판 반전을 노렸습니다.
  • 신민주당 (NDP, 자그밋 싱): 싱은 트뤼도 정부와의 협력으로 약물 및 치과 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한 성과를 강조했으나, 자유당으로의 표 이동으로 의석 손실이 예상됩니다. 그는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공식 정당 지위를 지키려 안간힘을 썼습니다.
  • 블록 케베쿠아 (이브-프랑수아 블랑셰): 퀘벡 중심의 분리주의 정당은 퀘벡 주민의 이익을 대변하며 권력 균형을 유지하려 했습니다. 블랑셰의 “캐나다는 인위적인 국가” 발언은 논란을 일으켰지만, 퀘벡 내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 녹색당 (엘리자베스 메이): 여론조사에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존립 위기에 처했으나, 메이는 두 의석 유지와 성장을 목표로 캠페인을 이어갔습니다.


투표와 결과 예상

캐나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730만 명이 사전 투표에 참여하며 기록적인 투표율을 보였습니다. 첫 결과는 동부 표준시 오후 7시 직후 뉴펀들랜드 래브라도를 포함한 대서양 지역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온타리오와 퀘벡의 주요 결과는 오후 9시 30분 이후 공개됩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와 유콘의 최종 투표는 오후 10시경 마감됩니다. CBC는 오후 6시 30분부터 특별 선거 보도를 생중계합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최종 결과는 선거일 투표율에 달려 있습니다. 카니는 트럼프 위협에 대응할 리더십을, 푸알리에브르는 경제 회복과 변화를 약속하며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습니다. 밴쿠버 비극으로 상처 입은 국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캐나다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선택에 나섰습니다.